수미봉(표충사,사자평,고사리학교)

 

표충사에서 사자평(수미봉)을 오르는데는 크게 4가지 길이 있다. 첫 번째는 매표소 바로 우측으로

나 있는 도로를 따라 사자평까지 자동차(승용차는 거의 불가능)로도 올라 갈 수가 있다. 그

러나 이 도로는 표충사에서 관리를 하기 때문에 아무나 자동차를 출입시킬 수가 없다. 어린

이나 걷기가 불편한 사람이라면 이용할 수는 있겠으나 거리가 너무 멀다는 점은 염두에 두

어야 한다. 하지만 중턱쯤에 이르러 층층폭포쪽으로 바라보는 암벽의 장관은 이곳이 아니고

는 볼 수가 없다.

둘째는 표충사의 우측 담장과 개울사이의 길을 따라 층층폭포가 있는 등산로. 이 길은 계곡

을 따라서 비교적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으며 특히 겨울철에는 폭포가 결빙되어 있는 모습

을 줄 다리에 서서 감상할 수가 있다. 마지막 계단 길을 올라서면 자동차 길과 만나게 되고

이 길을 따라 20여분을 가면 사자평에 다다를 수 있다.

셋째는 표충사의 좌측으로 돌아 300여미터쯤 가면 효봉선사의 사리탑이 있다. 이 탑을 바치

고 있는 바위의 특정부위를 돌로 두들기면 목탁소리가 나는 신기함이 있는데 이것을 확인하

는 몰지각함은 행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탑의 돌담장을 따라 곧장 오르는 길이 그 다음의

등산로이다. 산의 중턱을 따라 활엽수들이 많아서 가을과 겨울철에는 낙엽을 밟으며 산을

오르는 운치를 맛볼 수 있으며 오르는 길은 가는 사람의 마음대로 갈라졌다 다시 만나기를

반복하며 이어진다. 길도 그리 험하지가 않아 나의 경우에는 큰 아이는 혼자서, 5살난 작은

아이는 손을 잡고 함께 오르는 코스이다.

넷째는 사리탑을 지나 시멘트 포장길을 계속 따라 가서 진불암을 거쳐 오르는 코스로서 가

장 힘이 드는 길이다. 진불암에서 목을 축이고 계속 오르면 사자평의 훨씬 위쪽으로 다다르

게 되며 수미봉 정상으로 곧장 가고자 한다면 이 길도 선택해 봄직하다.

이상이 표충사에서 사자평으로 오르는 등산로이고 각각이 그 특색이 있으니 만큼 오르내릴

때를 다른 코스를 선택함이 좋을 것 같다.

사자평에 다다르면 예전의 마을과 고사리학교는 99년도 가을철에 완전히 철거를 해버렸다.

사찰측과 주민들의 오랜 갈등이 법의 심판대에까지 오르고 생활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아직

까지 천막을 치고 장사를 하고 있다. 이유야 어찌 됐던 간에 아침 일찍 산에 올라 산채비빔

밥과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고 내려오곤 하던 것은 이제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게될 지경이

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좋은 교육적 자료인 고사리학교마저 없어져버려 아쉬움이 더하다.

사자평에서 수미봉 정상까지는 사자평에 오르는 것과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여느 명산들이

다들 비슷하지만 정상아래서 마지막으로 솟구치는 봉우리 정복이 가장 힘이 든다. 수미봉

정상에 오르면 북쪽으로 재약산(종전에는 천황산으로 명명하였으나 일제 잔재 청산으로 개명)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재약산은 얼음골을 거쳐 마전으로 이어지는 코스, 능동산(陵洞山,982m)에서 배내고개(석남사에서 원동으로

가로지르는 도로, 포장. 비포장으로 승용차 진입 가능함), 능동산에서 석남터널로 이어지는

코스가 있다.

그리고 표충사 매표소 주변에는 현대식 숙박시설을 비롯해 민박을 할 수 있는 곳도 많이 있

어 외지에서 하루를 묵어 가는데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빼먹지 말아야 할 것은

절 입구 좌측 편에 근래에 세워진 박물관에는 사명대사의 각종 자료와 유품들이 밀양시내의

영남루에 있는 박물관과 분산되어 전시되고 있으니 들러 보시기를...